북한에 있을때 연구팀과 함께 잠간 중국으로 견학실습을 나온적이 있었다. 거기에는 중국대학교수들뿐 아니라 한국, 일본, 미국, 태국등 각지에서 온 실습생들이 다 참가했다. 계획했던 실습을 마치자 중국대학측에서 2박3일여행을 조직했다. 큰 버스에 모든 사람들을 다 태우고 중국 절강성의 대나무숲으로 유명한 한 섬으로 여행을 갔다. 앞에는 넘실대는 바다(황해), 뒤에는 암반절벽, 그리고 섬들에 꽉 들어찬 푸른 대나무 숲, 참으로 절경이였다.
저녘에는 죽순만 가지고 요리하는 대나무특별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숙박을 위해 호텔로 갔다. 태어나 난생처음 들어가보는 호텔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북한에도 각 도시마다 호텔이 있지만 보통 외국인 관광객들이나 국가관료들을 위한 시설이여서 일반 서민들은 일평생 호텔을 이용할 여유나 기회가 없다. 또 북한호텔은 감시를 위해 방마다 도청장치가 설치되여있다는 소문이나있어 설사 머무른다고 해도 불안함을 떨쳐버릴수 없을것 같다.
그런 신비와 두려움의 공간에서 그것도 공짜로 머무를수 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우리는 2명에서 한방씩 2개의 호실로 갈라져 들어갔다. 방문을 여는 순간 호텔특유의 냄새와 잘 정돈된 새하얀 침대보가 보였고 마치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오는것 같은 느낌에 모두 흥분됐다. 이게 “민족과 운명”이나 외국영화에서나 보던 호텔이란것이구나~
우리는 그래도 혹시나 몰라 탁상등이나 매트리스밑에 도청장치같은것이 있는지 샅샅히 살펴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호텔에서 구비해둔 각종 간식, 음료, 화장용품등 어메너티로 꽉 차있었다.
낮동안 여기저기 돌아보느라 몸은 피곤했지만 도무지 잠을 잘수 없는 밤이였다. 우리는 다같이 한 방에 모여 먹고 마시고 주패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한방을 싹쓸이하고 나면 다시 다른 방으로 가서 또 다시 털어먹었다. 배가 엄청 불렀지만 그대로 두고 가면 일생후회할것 같아 안먹을것도 다 뜯어놓고 차, 커피, 맥주 번갈아 마셔가며 춘향전의 평양사또 부럽지않게 먹고 마셔댔다. 그렇게 한 새벽 2-3시가 될때까지 진탕망탕 놀다가 우리는 다들 취한 몸을 겨우 가느면서 자기방으로 돌아왔 몸을 씻었다. 새하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녹초가 된 몸을 담그는 순간 머리가 몽롱해졌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개인욕조에서 더운물로 목욕하는것도 난생 처음이다. 진짜 천당이 있다면 이런것일까? 머리는 뗑했지만 온몸을 꽉 감싸는 안락함에 황흘감을 느꼈다. 그리곤 돌아와 침대위에 그대로 꼬꾸라 졌다.
2부 기다립니다. 빨리 올려주셔요
참 웃기면서도 슬픕니다. 여기사람들은 태여나면서 가지는것을 우리에게는 생소하고 그것을위해 목숨 걸어야하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