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신의 악단”은 북조선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작년 년말에 개봉한 작품이다. 영화는 계속되는 대북제재로 인해 외화 자금줄이 막힌 북한이 2억달러의 국제원조를 받으려고 가짜 찬양 부흥회를 진짜처럼 꾸미는데서 출발한다. 이번 업무는 기독교 및 외부와 관련된 일이므로 중앙당은 이 과업을 보위부 감찰단 소속에 맡긴다.
주인공 박소좌는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은 예술가들을 모으려다보니 지방의 선전부로 일하는 열명가량의 선전원들을 소집하게 된다. 그들의 토대를 조사하니 공교롭게도 월남자 가족, 기독교 혐의로 딱지가 붙은 사람이 여러명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일단 그들을 쓰기로 결심한 그는 찬양단 연습을 이끌면서 뒤에서는 탈북관련, 기독교와 반동죄의 증거들을 모으는데 착수한다. 동시에 같이 일하는 경쟁자 김대위 역시 이들중에서 뭔가를 캐내려고 날카롭게 주시한다. 알다시피 보위부란 안전부와 달라서 간첩이나 반동분자를 잡아내야 성과를 내고 승진도 하는것이다. 그런데 잡을 간첩도 많지 않고 있다해도 쉽게 잡지 못하니 먹을알 없는 직책이나 마찬가지다. 영화에서 박소좌는 7년째 소좌급에 머물면서 이번에는 무조건 공을 세워 승진하려고 애를 쓰는데 옆의 김대위가 같은 사냥감을 노리니 몹시 거슬린다.
“남의 밥그릇에 손대지 말라!”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라를 지키는 일에 주급도 충분히 받지못해, 사실 죽일것도 못되는 불쌍한 인간들을 매질하고 처형해야 인정받으며, 그나마 밥그릇 챙기듯 먼저 움켜쥐어야 하니, 그렇게 사는 저들도 국가를 잘못 만난 가련한 인생들이리라.
찬양단 공연날자가 다가올수록 단원들과 두 장교는 열심히 성경읽기와 기도 연기, 찬양을 연습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마음속에 알지 못할 무언가를 느끼고 변하게 된다. 처음엔 가짜로 흉내내며 시작했는데 그들 자신도 모르게 진심이 되어가는게 아닌가! 박소좌는 잘때도 밥먹을때도 쉴새없이 아른거리는 십자가와 신에 대한 생각으로 거의 울화병이 날 정도였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총을 허공에 빼들고 외친다.
“있으면 나와보라. 없지 않네! 근데 왜 나를 괴롭히는거야!!”
믿음이란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조용히 영혼의 문을 열고 들어오나보다. 우리가 사는 이곳 같았으면 신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는것은 아무 위험없는 자유로운 일이고 믿음을 받아들이는것은 축하받아야 할 일이다. 허나 그곳은 정 반대이다. 박소좌가 예수를 부인 못하는 순간, 그는 그가 지금껏 핍박해온 지하교인들에 상당히 무거운 죄책감을 지는것이고, 자신의 믿음을 인정하는 순간 죽음의 길을 택하는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심장 가운데 솟아오르는 강력한 힘을 알면서 스스로를 속일수도 없다.
“머리는 당과 수령에게 충성하는데 가슴은 하나님을 찬양하지요.”
선전부 단장이 박소좌에게 말한다. 진정 하나님은 그분만의 력사를 써나가신다. 공연을 바로 앞두고 당에서 지시가 내려온다. 선전부 악단 단원들중에 최근 탈북한 자와 연관 있다고 밝혀졌으니 부흥회를 마치면 전부 처형하라고. 단원들과 지내며 이미 변화를 받은 박소좌와 김대위에게는 고문과도 같은 지시였다. 악단 대부분이 지하교인인 단원들은 이 소식을 알고 부흥회로 가는 차에서 찬양을 부른다.
그들이 나직이 부르던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박소좌가 읊었던 성경구절, 김대위가 부른 광야를 지나며를 떠올리면 마음은 심히 저려온다. 주님앞에 서는 문턱에서 박소좌는 엊그제 알게된 하나님께 이렇게 묻는다. “하나님, 저 잘한거 맞디요?”
언젠가 그땅의 보위부 군인들이 비인간적인 일을 하지않고도 보람차게 살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땅의 크고 작은 영혼들이 피흘림 없이 자유롭게 기도하고찬양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사람으로는 할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수 있느니라” 마태복음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