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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매일 살아가는 일상이 여전하고, 그 곳의 소식도 눈에 띄는 변화도 안 보이니, 막상 저멀리 저땅에는 관심이 뜸해지는듯 싶다. 하지만 내가 삶에 열중하는 동안,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 가운데 저 땅은 세계와 함께 급속히 변해가고 있다. 고국을 떠나온지도 년년이 넘었으니 그만큼 내가 알던 북조선과 그곳의 사람들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때로는 생소하고 궁금하다. 물론 정권의 집권, 악화되는 경제와 빈곤, 20세기와 다름없는 건물들과 산업시설이 수도와 몇몇 도시들을 빼고는 그대로일것이다. 동시에 그곳에서 첨단기술을 따라 잡으려는 시도, 남한의 정권교체에 상관없이 다른 국가로 결별하는 정책,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명령방식에서 살짝 벗어난 설득방식의 선전이 늘어가고 있음을 보도와 예술작품들에서 엿볼수 있다. 더우기 우려가 되는것은 북한의 가정들에서도 빈부차이 상관없이 아이들을 낳아 키우는 수가 줄어든다는것. 한 가정당 자식이 하나뿐인 치수가 지속된다면 그곳의 미래인 후대들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뜻이다.
이와 동시에 사회의 구성원으로 나서는 20-30대 장마당세대와 10대의 알파세대는 세뇌가 먹히지 않는 시대이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무엇으로든 채워지기 마련인 법. 재미없고 실물나는 사상교육과 충성선전을 떠나는 동시에 저들의 집중은 한국 드라마나 외국매체에 쏠려있을것이다. 이를 통해 지각이 깨어나는것은 좋은 일이지만 세상의 오락 및 주요문화가 건강한 가치관을 전할리는 없다. 즉 그곳의 청년들이 돈과 안락함, 목적상실, 쾌락이나 개방적이라는 이름하에 붙어오는 불건전한 사회생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정세는 그들만의 물결을 따라가고 있다. 북조선을 둘러싼 주위의 나라들: 곧 한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는 작금의 조선을 자신의 리득이 되는 쪽으로 주시하고있다. 한국도 말로는 북한과의 통일 및 변화를 내세우지만 정작은 자국민의 안전과 부강이 먼저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어떻게 하면 먼저 리용할가 궁리할것이며, 미국은 여전히 하던대로 계속 할것이고, 북한이 어느쪽과 붙어도느냐에 따라 일본은 자기를 지키기 위해 공격 및 방어준비를 할것이다. 북한문제와 인권에 대해 많은 단체들과 외부인물들이 나서지만 결국 그들도 그들의 사업과 단체운영이 우선순위인것이다. 누구를, 어느 나라를 비난하는것이 아니다. 나부터 살아야 한다는 생존의식은 개인이나 집단, 사회와 국가가 가진 리기적이며 근본적인 속성이려니. 이 찰나의 속에서 녹아나는것은 뭣모르는 고향사람들, 조선땅 바깥에서 버텨야 하는 탈북민들, 그리고 해방후 일본과 러시아에 남아 조선의 재난을 고스란히 받고있는 고려인과 조총련들…
력사는 반복하지 않지만 그 형태를 따라간다고 했다. 1945년 해방후의 혼돈이 한반도 가운데 다시 닥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앞날의 일을 누가 알랴. 바야흐로 전개되는 국제정세, 조용히 변하고 있는 북조선, 아직 힘도 능력도 동지도 딱히 무엇도 준비되지 않은듯한 자신과 주변을 보면 내심 걱정이 된다. 해 아래에 새로운것이 없으므로 이또한 과거 력사 가운데 있었던 일이겠지만, 해 아래의 세상을 많이 살아보지 않은 새내기라서 이렇게 생소한가보다. 다만 바라는것은 오천년 세월 수난의 길만 걸어온 나의 고향땅이 단 한번만이라도 빛을 보기를… 나라의 비운으로 지구에 흩어진 나의 동족들, 우리 실향민들이 한번쯤은 그들의 본토를 온전히 찾길 비는 마음이다. 작금의 시대 가운데 하나님은 저 곳을 향해 얼굴을 드시기를, 우리를 향해 부디 미소 지으시길 나지막하게 읊조려본다.
이른 새벽 창가에 늦여름비 내리니
기리던 이 마음에 구슬처럼 들리네
만가지 소원 안고 내다보는 앞길
등불 좀 비춰달라 말없이 기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