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사십이 넘어서 체력, 지구력, 집중력,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는것을 느끼며 꼭 운동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취미없이 오래동안 지내다 보니 뭘 해야 하는지도 몰라 단순히 어렸을때 학교친구들과 어울려 놀군했던 축구를 하기로 했다. 축구는 여러명이 팀으로 플레이하는 운동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근처 학교운동장에 가서 혼자서 연습을 했다. 비만 오지 않고 온도가 90도를 넘지 않으면 꼭 나가서 공을 차다가 들어오군 했다.
한 일년 그렇게 연습하다보니 지나가던 한 중년아저씨가 나에게 다가와 자기 팀에 조인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나는 그 스카웃제안에 흔쾌히 승낙했고 그때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면 약속된 장소에 모여 팀과 함께 어울려 운동했다.
우리 팀의 이름은 Utopia FC (Football Club) 이다. 팀이름 처럼 아메리칸드림을 찾아 여기저기에서 온 30-40 명의 이민자들과 그들의 자녀들로 이루어졌다.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 등 각기 떠나온 고향과 나이, 생활환경은 다 달랐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하나로 한데 뭉친 우리팀이다.
처음 경기를 뛰고난후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나이를 물었다. 나는 혹시 내가 잘해서 그러는가해서 잠시 우쭐해지며 40이 지났다고 말했다. 그제야 사람들이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몸이 호리호리하고 얼굴이 앳돼서 20대 후반인줄 알았는데 뛰는걸 보니 느릿느릿한게 영 아저씨란다. 그래서 나이를 짐작하지 못했다고 했다. 잠시 민망함은 뒤로 하고 경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도 주중에 혼자서 연습하고 주말마다 경기에 참가하다 보니 체력도 기량도 많이 올라갔다. 골을 넣는 기회도 많아져 얼마전에는 Man of the Match (MoM) 에 까지 뽑혔다. 요즘은 90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이지만 매주 2-3시간 씩 뛰며 땀을 쭉 빼고 나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이 나이에 운동할수 있는 여건에 감사하고 함께 어울려 플레이할수 있는 팀이 있다는것에 또 감사했다. 단지 바램이 있다면 고향분들과 한 팀을 만들어 함께 모여 운동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것이다.
운동은 이제 가장 큰 락이자,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였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프랑스의 르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유명한 명제로 근대 철학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고 한다. 난 그 말을 이렇게 고치고 싶다.
“나는 운동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열정을 다해 할수 있다는게 축복이고 건강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