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맞이한 16번째 추석이다. 배낭하나를 메고 미국땅에 도착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6년이 지나간다. 20대 30대에는 시간이 빠르다는걸 느끼지 못했건만 요즘들어 눈 한번 감았다뜨면 한해가 훌쩍가고 추석도 금방 돌아오고. 시간이 왜 이리도 빨리가는 느낌이 드는것인가!
뉴스로 추석을 맞아 귀성길에 오른 대한민국 국민들을 보느라니 너무나 부럽고 언제면 우리 탈북민들도 고향으로 가보는 날이 올것인가 아니면 언제면 자유의 그날이 북한땅에 올것인가 하는생각에 마음은 너무 서글프고 아프다.
고향이라 해봤자 시뿌연 먼지만 날리고 비만 조금 오면 시궁창으로 변해가는 도로길과 나무한그루 보기힘든 벌거숭이 산과 시꺼멓게 얼룩진 아파트와 지붕들. 굶주려 빼빼마른 동네집 개들이나 영악스럽게 짖어댈 그런곳이다
그럼에도 날이 갈수록 더 그립고 가보고싶은것은 무엇때문인가! 자유도없는 그곳에 아직도 나의부모 형제가 살고있고 내 친척 내친구들 내이웃들 모두 살고있기때문이다. 오늘도 언제면 만나려나 기약도없이 사립문가에서 이 딸을 한없이 기다리고있을 백발이된 엄마를 생각하니 가슴속에선 피눈물만 흐른다.
어릴때 배운 삼천리금수강산. 아침해가 빛나서 조선이라 불렀다는 한반도가 오늘은 원한의땅 눈물의 땅 고통의 땅 이라고 나는 말하고싶다.
AI가 등장하고 온라인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지금 부모형제가 만날수도 없고 전화통화조차 마음놓고 할수없고 가슴에 한을품고 살아가야만 하는 이런사람들이 또 어데 있단말인가!
우리 탈북민들에 앞서 수백만명의 실향민들이 얼마나 가족을 그리워하다가 한을 품고 생을 마감했을것인가!
다음세대에는 이런아픔이 다시는 이어지지않기를. 우리 후대들에게 다시는 이런고통이 지속되지 않기를. 탈북1세대인 우리세대가 더 늙기전에 북한땅에 자유의 그날이 오기를. 하여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하나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하늘에 빌고 또 빈다.
9월 24일 2026년 박 향이
